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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.기록/Untitled 01 2021. 8. 4. 23:27
하단에 왔을 때 새로고침 기능이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. 페이스북처럼 만들고 싶은데. 하루 종일 그것만 매달렸는데 쉽지가 않다. 생각으로는 쉬운데 맘처럼 동작하지 않는다. 나는 수학 관련된 부분만 나오면 굉장히 주눅이 든다. 수학을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. 그래서 말랑말랑한 계산들을 해내지 못한다. 해내지 못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보자마자 주눅이 드는 것이 문제인데 좀처럼 벗어나질 못한다. 내 생각엔 수학 문제 앞에서 혼난 기억밖에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. 혼난 기억과 더불어 선생이 나를 1:1로 마킹하여 수업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.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. 그렇게 고등학교에서는 아예 수학 수업을 듣지 않았다. - 가능했기 때문에 - 어린아이는 선생과 1:1로 남아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무진장 싫었다. 재미도 없고 그저 침묵만이 흐르고 4개의 눈동자 중에 두 개나 내가 쥐고 있는 연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. 초등학교 때는 엄마가 선생님에게 부탁을 했던 것인데 엄마 마음도 이해가 간다. 그 시골에 그 시절에 좋은 가르침을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몇 명이나 됐을까.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한가 보다 작년에 비트교육센터에 다닐 때 강사님이 수업을 너무나 잘해주셔서 조금 정이 붙었었는데 뒷심이 잘 안 붙는 건 어쩔 수 없던 거 같다. 아무튼 내일부터는 스크롤을 미뤄두고 다른 메뉴를 시작해야겠다.
이상하게 일은 저번 달보다 훨씬 많이 하는데 시간은 더 빨리 간다. 늙고 싶지 않다는 나의 염원에 상처가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. 그렇지만 확실히 코드를 보는 시선이 많이 유연해졌다. 미시적 거시적 시선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마치 코드들은 거대한 세포와도 같아서 크게 볼 수도 있고 작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. 그래서 그런지 상황에 따라서 민첩하게 시야를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은 요즘이다. 생각보다 다른 메뉴 개발을 빨리해서 정시 퇴근을 하려고 했지만 사실 눈치도 보이고 저녁으로 족발 보쌈을 먹는다기에 설렁설렁 코드 수정을 하고 내일 할 일을 적어가며 시간을 보냈다. 사실 막내라는 인식이 빠릿빠릿하게 해주고 해줘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 선이 되게 모호해서 억지 선의를 언제 베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. "제가 갈게요."라고 하면 "혁이 씨가 왜 가요, 앉아있어요.". 좋은 사람들인 건 느껴지는데 진짜 마음일까 싶은 게 오랜 눈치 생활에서 나온 나의 의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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